文대통령, 이재용에 "감사"…李 부회장 “끊임 없이 혁신"
삼성이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총 13조1천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약화된 대형 LCD 생산라인을 첨단 퀀텀닷(QD) 공정으로 일부 전환해 차세대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초격차 전략에 따른 선제 투자다.
삼성은 10일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소 협력업체,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었다. 삼성은 이 자리에서 정부, 중소 협력사, 대학 등과 함께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동반성장의 토대를 강화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의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OLED 중심으로 재편하여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함께 해주신 기업인,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투자 핵심은 대형 LC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1캠퍼스 L8 생산라인의 일부를 QD 디스플레이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설투자에만 10조원이 투입되고, 차세대 기술 개발 등에 3조1천억원이 들어간다.
'Q1' 라인으로 명명된 이곳에서는 초기에 65인치 초대형 QD 디스플레이 패널을 월 3만장 수준으로 생산하고 이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QD 신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부문으로 전환 배치하는 동시에 QD 재료 연구와 공정개발 전문인력 등 신규로 채용하기로 했다. 투자가 본격화하면 신규 채용을 제외하고도 5년간 약 8만1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는 시장 입지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대규모 설비투자에 힘입어 QD 올레드(OLED) 등 차세대 패널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국내외 경쟁업체들을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날 디스플레이 업계의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들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 기술 공동개발, 판로 확보 지원, 물품대금 지급 방식 개선, 인력양성 지원 등의 상생협력 방안도 발표했다. 잉크젯 프린팅 설비, 신규 재료 개발 등 QD 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국내 대학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말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가 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음으로써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