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로 유지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건설투자 부진이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KDI는 1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이후의 둔화 흐름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낮은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KDI는 2차 추경 등 경기부양책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국내 소비(1.4%→1.6%)는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증가율도 5월 0.3%에서 이번에 2.1%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세를 반영해서다. 다만 미국의 실효관세율이 높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최근 10년 평균 대비 15배 높은 점을 변수로 꼽았다.
KDI는 "미국과 주요국 간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 수출에도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8.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4.2%)보다 악화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 6·27 대책과 새 정부의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 대책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비투자 등을 포함한 고정투자 증가율(-2.7%)도 5월 전망치(-0.9%)보다 낮췄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1.6%로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정책 여파가 본격화하며 수출 증가세는 0.6%에 그친 가운데 건설투자(2.6%) 증가 등 내수가 회복되면서 전체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