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로화 기준 역대 최대인 14억 유로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시에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올해 외평채 상환 재원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26일 14억 유로(16억 달러, 2조2000억원 상당) 규모의 유로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로화 기준 역대 최대 발행액이다. 유로화 채권 발행은 2021년 이후 4년만이다.
외평채는 3년 만기와 7년 만기로 각각 7억 유로씩 발행됐다. 유로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복수 만기 구조를 도입했다. 가산금리는 3년물 0.25%포인트, 7년물 0.52%포인트로 최근 시장상황에 비춰볼 때 낮은 수준이라고 기재부가 전했다.
기재부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외평채 발행이어서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주문량은 역대 최대인 190억 유로(222억 달러, 약 30조원)로 발행액의 13.6배 규모였다.
기재부는 "런던(대면), 유럽, 미주, 남미, 아시아 투자자 설명회에서 주요 투자자들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질서 있게 해소되었다는 점, 새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및 인공지능(AI) 신산업 집중 육성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과 새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6월 4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수출입은행(7억5000만 유로)과 기업은행(10억 달러)에 이어 이번 외평채까지 한국물 발행이 원활하게 이어지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기재부는 평가했다. 정부는 올해 외평채 발행 잔여 한도(약 19억 달러) 내에서 하반기에 추가로 외화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