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9 20:35 (수)
미국 저축률 '하이킥' …"경제엔 별로"
미국 저축률 '하이킥' …"경제엔 별로"
  • 장재열 이코노텔링기자
  • kpb11@hanmail.net
  • 승인 2019.09.2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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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평등에 부자의 저축률 상승은 경제에 毒 일수도”

미국 저축률이 과거와 달리 높게 유지돼 원인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올해 첫 7개월 동안 평균 8.2%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인 경기순환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계가 세금을 내고 남은 소득 중 소비하지 않은 돈의 비율을 뜻하는 저축률은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2007년까지 경기에 따라 특정한 패턴을 보였다. 경기침체 이후 가계가 빚을 줄이고 살림살이를 재정비하면 올랐다가 호황으로 태도가 낙관적으로 바뀌면 소비가 늘면서 내려갔다.

실제로 저축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한 해 전 부동산 거품이 최고조였던 2007년 3.7%에서 회복기이던 2010년 6.5%로 올랐다. 현재 미국 경기는 회복기를 지나 최장기 호황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2012년 이후 연평균을 따질 때 최고인 현재 저축률 8.2%는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저축은 2018년 전년 대비 17% 증가해 가계의 소비 증가율 5.2%, 기업의 투자 증가율 7.8%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감세정책으로 가계가 얻은 추가소득이 소비가 아닌 저축으로 유입된 것으로 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련을 겪은 가계의 위기 대처, 고령으로 접어든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들의 은퇴 준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다른 한편에서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늘리지 않는 부유층과 저축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빈곤층의 소득격차가 확대돼 저축률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미국의 상위 10% 부자가 저축률 상승에 4분의 3 이상 기여했다고 추산했다.

WSJ은 경기침체를 대비한 저축 증가는 완충재로서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소득불평등 심화가 저축률 상승의 원인이라면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이 장기간 투자수요보다 많게 유지되면 금리가 떨어지고 물가상승과 경제성장이 억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소득불평등의 심화로 경제가 만성적 수요부진에 빠지는 이런 상황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로 분석된다. 구조적 장기침체는 기준금리 인하 여력에도 타격을 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부양책을 쓰는 데 부담을 줄 수 있다. 가우티 에레르트손 브라운대 교수는 "저축이 미덕보다 악덕이 된다"며 저축률 고공행진을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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