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7년여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에 복귀해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진두지휘한다.
네이버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해진 GIO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해진 창업자는 이날 사내이사에 이어 이사회 의장에도 선임됐다. 최수연 대표는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며 대표이사에 연임됐다.
이해진 의장은 주총장에서 네이버가 이룩한 인터넷 생태계 경험을 소개하며 AI 혁신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인터넷 시대에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의 파고까지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열정과 더 큰 시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네이버만의 투지가 있었다"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하는 네이버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첨단에서 네이버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언제나처럼 이용자와 기술을 가장 중심에 두도록, 과감하게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매출 10조원 등 외형 성장을 이룬 최수연 대표는 '온서비스 AI'로 화두로 내세우며 소비자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AI 기술이 별도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사업인 검색·광고·커머스·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커머스 데이터 등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최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모든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해진 의장은 젊은 경영진과 기술자를 지원하고 이사회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GIO 직을 내려놓고 AI 경쟁 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 25년간 견뎌오고 살아왔던 회사"라며 "늘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검색·숏폼·AI 등 네이버만의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의 사명은 인터넷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전 세계가 한두 개의 검색 엔진과 AI만 쓰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터넷의 다양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색·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색의 시대가 저문다고 하지만 사실 더 확장되고 커지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저희도 필요한 위치를 잡을 것이고, 인터넷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