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3사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4일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자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및 사업 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을 내렸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8일 영업적자 장기화와 향후 업황 악화를 이유로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측은 "지난달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아져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은 정상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하고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낮췄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강등 이유로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을 꼽았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 정도의 빚을 갚았다. 그러나 내수 경기 침체와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과 경쟁 심화로 유동성이 악화했다. 이로써 홈플러스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가 경상 설비투자(CAPEX), 임차료(리스부채 원리금 상환 포함), 자본 비용 등 자금 지출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급속한 온라인 이동, 쿠팡 및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 및 다이소 등의 시장 잠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납품업체의 선택에 따라 한두 달 뒤 대금을 지급하면서 정산 지연 이자를 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가 약 2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은 4조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부채비율이 1월 말 기준 462%로 1년 전보다 1506%포인트 개선되고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2억원으로 2.8% 신장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락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 이슈를 예방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임직원과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