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이후 높아지던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지난해 4년 만에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낮은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이었다.
통계청은이 24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2022년보다 0.1점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삶의 만족도는 2013년 5.7점에서 계속 상승해 2018년 6.1까지 올랐다. 2019년 6.0으로 내려간 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보합·상승세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해 4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가족관계 만족도가 2022년 64.5%에서 2023년 63.5%로 하락했다. 대인 신뢰도는 2022년 54.6%에서 2023년 52.7%로 떨어졌다. 기관 신뢰도 또한 52.8%에서 51.1%로 하락했다.
여가 시간은 2022년 4.2시간에서 2023년 4.1시간으로 줄었다. 이와 달리 고용률(62.7%)과 대학졸업자 취업률(70.3%), 사회단체 참여율(58.2%)은 2022년보다 개선됐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수준에 따라 달랐다. 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평균보다 0.7점 낮았다. 소득 100만∼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1점, 200만∼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2점이었다. 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만족도는 6.6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연령대별 삶의 만족도는 19∼29세와 30∼39세에서 각각 6.5로 집계됐다. 40∼49세 삶의 만족도는 6.6이었다. 반면 고령층인 50∼59세(6.4)와 60세 이상(6.2)의 삶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비교 결과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 6.06점으로 OECD 평균(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였다.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2년 25.2명에서 2023년 27.3명으로 상승했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2017년 24.3명으로 떨어졌다. 이후 상승·하락을 반복하다 2023년 큰 폭으로 상승해 2014년(27.3명)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의 자살률이 38.3명으로 여성(16.5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