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훼손되거나 오염된 지폐와 동전이 3조4000억원 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가 4억7489만장, 액면가는 3조3761억원 규모라고 3일 밝혔다. 지폐와 동전 모두 '장' 단위로 통일해 집계했다.
손상화폐 규모는 2023년(4억8385만장, 3조8803억원)보다 897만장(1.9%) 감소했다. 화폐 종류별로는 지폐 3억7336만장(액면가 3조3643억원)과 동전 1억153만장(118억원)이 폐기됐다. 지폐 중에는 1만원권이 1억9704만장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폐기한 화폐를 전부 옆으로 나란히 늘어놓으면 총길이가 5만5906km에 이른다. 경부고속도로(415km)를 67차례 왕복하는 길이다. 이를 위로 쌓으면 총 높이가 20만3701m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8849m)의 23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의 367배에 달한다.
한은은 지폐가 손상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으로,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으로 교환해준다. 동전은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 판결이 어려울 경우 교환해주지 않는다.
지난해 손상화폐 중 교환이 이뤄진 사례를 보면 A씨는 공장 화재로 불에 탄 지폐 8140만원을, B씨는 습기로 손상된 지폐 106만7000원을 정상 지폐로 바꿨다. C씨는 자택에 보관 중이던 4만1000원어치 지폐를 착오로 찢어 교환했고, D씨는 사찰 내 소원을 비는 연못에서 수거한 동전 376만3000원을 온전한 동전으로 바꿔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