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퇴직연금(IRP) 중도 인출 인원과 금액이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당겨쓴 경우가 가장 많았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3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2022년보다 28.1% 증가한 6만4000명, 인출 금액은 40.0% 늘어난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도 인출 인원과 금액은 2019년 이후 계속 줄다가 지난해 처음 증가세로 바뀌었다.
중도 인출 사유는 인원 기준으로 주택 구입이 5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주거 임차 27.5%, 회생 절차 13.6%의 순서였다. 20대 이하는 주거 임차,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주택 구입이 목적인 중도 인출 인원은 3만4000명, 금액으로는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도 인출 인원과 금액 모두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금리가 상승하자 대출 비중을 줄이고 퇴직연금 등을 동원해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381조원으로 2022년보다 13.9% 증가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53.7%로 가장 많았지만, 그 비중은 2022년보다 3.6%포인트(p) 낮아졌다. 확정기여형(DC)은 25.9%, IRP는 20.0%로 2022년보다 각각 1.0%p, 2.6%p 늘었다.
개인형 IRP 세액공제 혜택이 최대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높아지자 IRP 가입자 증사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IRP 가입 인원은 321만5000명으로 2022년보다 7.0% 증가했다. 적립 금액은 2022년보다 30.9% 늘어난 76조원이었다.
퇴직연금 운용 방식은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원리금보장형이 80.4%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 비중은 2022년보다 5.1%p 줄었다. 집합투자증권,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 비중은 12.8%로 2022년보다 1.6%p 증가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이 전체 적립금의 51.6%를 차지했다. 이어 증권 22.7%, 생명보험 20.7%의 순서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