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지주 회장 거쳐 금융위원회 위원장 지낸 후 '또 지주회장 행보' 뒷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여파 속 전격 교체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22일 정례 이사회를 열어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자리를 지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 보고있다. 임 회장이 있는 동안에도 신용을 기본으로 하는 은행 내부에서 고객이 맡긴 돈을 횡령하는 일이 여러번 일어나는 등 행장에게만 책임을 물릴 수 없다는 여론이 우리은행 안팎에서 비등하다. 대대적인 인적쇄신 없이는 은행으로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임 회장은 NH농협지주 회장을 지낸 후 금융위원회 위원장 거쳐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는 등 금융지주 회장직을 두 곳에서 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관치금융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우리금융지주사들은 조 행장의 리더십을 인정하면서도 부당대출 사건 파문으로 임기 만료 후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으로서 우리은행장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검찰 수사로 70억∼80억원 규모 추가 부당대출 정황이 드러났다.
조 행장은 관련 부당대출에 직접 연루 되지 않았으나, 사후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조 행장은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은행을 이끌어왔다. 임기는 다음 달 31일 만료된다.
한편 검찰은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22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