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변동이 예금 금리 등을 거쳐 반영 되려면 시간 걸려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렸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주일 새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상품 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p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장금리를 거슬러 움직인 것이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4.750∼6.540%)도 상·하단이 각각 0.040%p 올랐다.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0%에서 3.400%로 상승한 영향이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 금리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픽스 금리는 주요 은행들이 전달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과 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이 예금 금리 등을 거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도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도 내려갈 여건은 조성됐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은 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들이 자체 목표치를 넘겨 대출을 내준 영향이 컸다며 "은행 스스로 위험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대출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