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 22:10 (월)
뜨거운 감자된 '시멘트 수입'
뜨거운 감자된 '시멘트 수입'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4.10.08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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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와 주택 수요자들은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시멘트 업계는 크게 반발
중국산과 가격차 크지 않아…"일부 수요자는 중국산 사용에 반대할 것" 지적도
정부의 해외 시멘트 수입 지원 강화 방침이 시장에서 논란을 거듭하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해외 시멘트 수입 지원 강화 방침이 시장에서 논란을 거듭하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건설업계와 주택수요자들은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시멘트업계는 기간산업인 시멘트산업을 중국에 통째 넘겨줄지도 모른다며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8.5%에 달했던 건설공사비 상승 폭을 2026년까지 2%대로 낮추겠다는 생각에서다.

몇 년째 이어져 온 건설자재비 등 공사비 급등으로 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주택값도 오르자 내놓은 대응책이다.

대책의 주요 내용은 △민간 업체의 해외 시멘트 수입 시 부지확보 및 인허가 등 절차 지원 △바다·산림 골재 공급 확대 △내국인 기피 건설 공정에 한해 숙련 외국인 도입 검토 △공공 공사비 현실화 제도 개선 연내 확정 등이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일주일 내내 이해당사자들과 단체, 업종끼리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멘트 수입 지원 강화 방침'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일단 바다·산림 골재 채취 규제 완화, 공공 공사비 현실화 대책 등은 건설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시멘트 등이 수입되면 공사비 안정과 국산 시멘트 가격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데는 견해가 좀 엇갈린다.

그동안 국산 시멘트 가격이 급등하자 중소·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입 시멘트를 쓰겠다며 목소리를 키워 왔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의 자재 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고 중국산 시멘트 중개 업체인 썬인더스트리를 통해 중국산 시멘트를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의회는 썬인더스트리를 통해 2026년부터 중국산 시멘트를 우선 연간 약 78만톤 수입하고 점차 물량을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민감하게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는 곳은 시멘트업계다.

시멘트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발맞춰 2020년께부터 해마다 3,000억~5,000억 원씩 친환경 투자를 해온 만큼 역차별론을 편다. 아직 탄소 중립 투자를 거의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시멘트업계와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멘트 업체가 최근 드러내놓고 국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멘트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건설 시장 진출을 꾀하던 중국 시멘트업계가 이번 정부 대책 발표를 기회로 삼는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 시멘트업계 고위 간부가 방한했는데 '우리는 한국 시멘트 회사를 인수할 용의까지 있다'고 해 간담이 서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저가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중국 전략을 볼 때 수입을 시작하기만 하면 향후 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인 시멘트산업을 중국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는 게 아니냐"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안 그래도 국내 시멘트업계는 최근 원료비 상승과 환경 투자 증대, 전기료 인상 압박 등을 겪는 가운데 국내 건설 경기 하락으로 인한 시멘트 수요 감소로 재고 증가(전년 비 15.6% 증가)와 가동률 저하(출하량 전년 비 12%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국산 시멘트 가격(톤당 11만2,000원)은 중국(약 9만5,400원 추정)보다는 비싸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톤당 평균 15만 원)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국산 시멘트 가격은 2020년 7월 톤당 7만5,000원에서 올해 7월 11만2,000원으로 4년 만에 약 50% 뛰었다.

중국산 시멘트 수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운반비·창고비 등 물류비 역시 크게 올라 중국산과 국산 간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며 "무엇보다 아파트 수요자들이 중국산 시멘트 사용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수입만으로 공사비 상승 부담을 줄이는 건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그는 "시멘트 보관 기관이 통상 3~4개월, 길어야 5개월인데 이를 넘기면 변질돼 사용이 어려워진다는 특징도 있다"며 "이미 전국에 국산 시멘트 재고가 널렸는데 중국산 수입이 쉽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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