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12:05 (월)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59) 김정일 "못 살았던 남측이 북측을 추월한 이유가 뭡니까"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59) 김정일 "못 살았던 남측이 북측을 추월한 이유가 뭡니까"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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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8.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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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대북 사업합의서를 체결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정주영 회장에게 물어
천연가스 100억달러 어치 지원하겠다는 러시아에"갑자기 지원 중단해 불신"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리고 2주일도 지나지 않은 6월 28일, 정주영 회장은 정몽헌 회장과 이익치 회장을 대동하고 원산 목란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제가 처녀입니다. 정주영 회장 선생에게 드리느냐, 푸틴 대통령에게 주느냐 생각하다가 정주영 회장 선생에게 드리기로 한 겁니다."

김 위원장은 현대와 대북 사업합의서를 체결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대와 북한 아태위가 금강산 사업합의서를 만들기 얼마 전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다녀갔다고 했다. 푸틴은 북한에 수십 년 동안 천연가스를 무상 공급해 주겠다고 제의했다.

북한으로 가는 '통일 소'를 태운 트럭이 판문점을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북한으로 가는 '통일 소'를 태운 트럭이 판문점을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3년 상을 치르면서 부모 상 중에는 근신하는 풍습에 따라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자신을 '처녀'라고 표현한 것이다. 수십 년간 공급받을 천연가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100억 달러가 넘는데 푸틴이 자신의 처녀 몸값으로 이걸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그런 좋은 조건을 내가 왜 거절했는지 아십니까? 사전예고도 없이 지원을 끊어버렸던 소련을 어떻게 믿습니까?"

앞에서도 거론했듯이 김정일은 고르바초프가 집권하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일을 매우 중요하고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푸틴의 제의를 거절한 뒤 현대와 사업합의서를 체결했으니 자기의 처녀를 정 회장에게 준 거 아니냐는 설명이었다. 현대는 금강산관광 사업 대가로 9억 8,000만 달러를 줬으니 10분의 1 가격으로 김 위원장을 산 셈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도 뜬구름 잡는 100억 달러보다는 당장 손에 쥐는 10억 달러가 훨씬 좋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식사 도중에 김 위원장이 정 회장에게 물었다.

"1960년대에 북측보다 못살았던 남측이 북측을 추월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정 회장은 이때 첫사랑이었던 통천 이장 딸이 2년 전 사망했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힘이 많이 빠져있었다. 정 회장은 이전에 북측에 그녀를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송호경 아태위 부윈장으로부터 "꼭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정 회장은 비서에게 가회동에 집 한 채를 마련하라고 했다. 그녀를 찾으면 서울에서 살게하려 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그러나 희망을 안고 방북길에 오른 여덟 번째 방문에서 비보를 듣게 된다. 전쟁으로 통천이 폐허가 되자 청진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사망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2년 전에만 알았다면 아산병원에 데려가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고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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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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