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사실상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 가능성 주목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경제 활로 솔선해 열려는 의지로 읽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휴일을 잊은 채 해외사업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추석 다음날인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떠나 현지 삼성물산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삼성을 이끄는 최고경영자로서 불투명한 대외환경속에서 국내 전자 계열 사업장 점검한데 이어 비(非)전자 계열사의 글로벌 현장까지 챙기는 광폭 행보다. 국내 대표기업이 솔선해 경제 활로를 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설 연휴에는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2공장 건설과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올해 명절마다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삼성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리야드 현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리야드 현장사무소에 들러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으니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래서 이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기간에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지난 6월 말 이후 2개월 여만이다. 앞서, 지난 6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이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서울 한남동의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만찬 이후에는 이 부회장과 왕세자간 단독 면담도 가져 한국과 사우디단 사업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망 건설 사업이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이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았다. 이 건설사업은 내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