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투자와 더불어 개발까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리츠가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은 시니어 주택과 의료·상업 복합시설이 결합한 헬스케어타운과 데이터센터, 태양광·풍력발전소 등으로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리츠가 우량 자산을 먼저 개발해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리츠는 투자자들을 모아 개별 투자가 어려운 고가·우량 부동산에 투자한 뒤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회사다. 현재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98조원(상장 리츠 16조원)이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규모가 작고, 투자 대상도 주택·오피스(76%)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리츠가 부동산을 직접 개발해 임대·운영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리츠'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동산 개발 때 리츠를 앞세우려는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아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다. PFV는 대부분 준공 후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지만, 리츠는 임대 운영을 목적이라서 자기자본비율이 높다. 개발 사업 중인 리츠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38%인 반면 PFV는 2∼5%다.
프로젝트 리츠는 부동산 개발 단계의 특성을 고려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인가제가 아닌 등록제를 적용해 사업 지연과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50%로 정해진 1인 주식에 투자한도 제한도 없앤다. 공시·보고 의무도 최소화한다. 사업 분석과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투자보고서만 보고하면 된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와 도시개발, 도심복합개발 때 프로젝트 리츠 추진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리츠가 좋은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도록 투자 대상도 확대한다. 지금은 리츠가 부동산투자회사법령에 열거된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이지만, 헬스케어, 테크 등 국토부가 승인하는 자산에 폭넓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반기 중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리츠가 시니어주택을 개발·운영하면서 의료 등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헬스케어리츠를 내년까지 3곳 이상 공모할 예정이다. 2·3기 신도시 내 택지를 활용한다. 2030년까지 총 10곳 공모를 추진한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시설인 데이터센터와 태양광·풍력발전소 등 청정에너지 자산 투자도 허용한다.
국토부는 2·3기 신도시 내 업무·상업 용지를 리츠 방식 사업자에게 우선 제공할 방침이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리츠가 실물 부동산뿐 아니라 모기지 등 부동산 금융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