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형호제하던 조선일보 방일영 사장이 입고 있던 셔츠 일부 잘라 '앙고라' 개발
수소문 끝에 서울 뚝섬에 있는 연신사 생산 업체와 독점 계약해 대량 생산 돌입
수소문 끝에 서울 뚝섬에 있는 연신사 생산 업체와 독점 계약해 대량 생산 돌입

1964년 10월, 선경직물은 또 하나의 히트 상품 '앙고라'를 개발한다. 최종건은 앙고라를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개발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당시 조선일보 사장 방일영의 숨은 공로가 얽혀 있다.
방일영과 최종건은 우연한 계기로 연을 맺은 후 평생을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지냈다. 방일영은 저돌적이면서도 호탕하고 믿음직스러운 최종건을 친동생처럼 아꼈다.

방일영이 최종건을 만나기 위해 선경산업 사무실에 들렀을 때였다. 마침 방일영은 한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셔츠를 입고 있었다. 평소에도 옷감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언제든 신제품 개발과 연결 짓는 습관이 있는 최종건은 곧바로 방일영이 입고 있는 새로운 재질의 옷감에 관심을 기울였다.
"일본에서 온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건데, 그렇게 마음에 들면 벗어줄까?" 최종건의 직업정신에 놀란 방일영은 셔츠 일부분을 자르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제품을 분석해본 결과 셔츠의 실은 국내에서 양말목을 짜는 데 쓰는 폴리에스터 연신사였다. 그러니까 한국 어디엔가 실을 생산하는 곳이 있다는 뜻이었다. 최종건은 수소문 끝에 서울 뚝섬에 있는 풍천산업이 시설을 갖추고 연신사를 생산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선경직물은 풍천산업과 독점 사용 계약을 맺고 대량생산에 돌입, 국내 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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