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2라운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최근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인공지능(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계현 사장은 1분기 경영실적에 대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함께 노력해준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격려한 뒤 "이대로 나아가 2022년 매출을 능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6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931.8%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2.8% 증가한 71조9156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2번째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2022년 매출은 302조2300억원이고,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매출은 98조4600억원 규모였다.
경 시장은 "이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성장"이라며 "2017년 이후 D램과 낸드, 파운드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사업의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며 "작년부터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고 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올해 반드시 턴어라운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11.3%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TSMC(61.2%)와의 격차는 49.9%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겼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분기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가 맞춤형 AI 반도체의 턴키(일괄생산) 공급이 가능한 종합 반도체기업임을 강조한 뒤 "AI를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가 이제 곧 현실이 된다"며 "그전에 에너지 소비량은 최소화해야 하고 메모리 용량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훨씬 효율화돼야 하는데 우리 회사가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