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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29) 청바지가 몰고 온 '지구 사막화'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29) 청바지가 몰고 온 '지구 사막화'
  • 송명견(동덕여대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 mksongmk@naver.com
  • 승인 2024.04.1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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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재배 단계까지 포함해 물 7000ℓ 필요
봉제를 마친후 약품 처리 등 40단계 이상 거치며 3000ℓ 더 들어
물 지나치게 쓰며 사막화 부채질하는 천연섬유는 친환경적인가

건조한 봄바람을 타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섞여 날아와 우리를 괴롭힌다. 지구 온난화는 땅을 메마르게 하고, 대형 산불을 일으키며 생명의 근원지인 산야를 잿더미로 바꿔버린다.

맑은 하늘 보기도 점점 더 어려워진다. 지구인들이 만들어낸 대재앙이다.

세계 곳곳에서 강과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우리나라 면적의 3분의 2 크기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다. 워낙 넓어 바다로 불릴 정도였는데 물이 말라버렸다. 철갑상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사라졌다. 게다가 바닥에 깔린 1억 5000만 톤의 소금먼지가 곳곳으로 날아다니며 인근 지역 주민 500만명에게 호흡기나 식도 질환, 후두암, 심지어 실명 등의 고통을 주고 있다고 한다.

지구촌 사막화는 아랄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도 극심한 가뭄에다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였다. 산불로 인해 요세미티국립공원에서 7,284헥타르가, 뉴멕시코 지역에서는 3만 헥타르의 산림이 사라졌다. 미국 국토의 30%에 걸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75%에서 사막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오는 2050년까지 90% 이상이 황폐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있다.

 청바지가 물 부족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특히 봄철이면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의 진원지인 중국도 이미 국토의 27.3%가 사막화되었고, 매년 30만 헥타르씩 사막화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몽골에선 무려 1,166개 호수와 887개 강 그리고 2,096개 샘이 사라져 초지가 황폐화되면서 흙먼지를 날리고 있다. 그 황사가 중국 하늘에 머무는 미세먼지까지 뭉쳐 한반도로 날아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물 부족이 몰고 오는 재앙이다.

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옷'도 적잖게 기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의류(衣類)'는 결코 친환경적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의복 재료의 생산과 패션산업에 많은 양의 물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과 바다 오염, 그리고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까지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여러 옷들 가운데 지구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청바지가 물 부족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청바지의 재료인 목화 1kg을 생산하려면, 재배할 때 욕조 4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물(8500L)이 필요하다. 거기에다 목화는 병충해에 매우 약해서 농약 등 화학약품을 많이 써야 하므로 수질을 오염시키고 재배 농부의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재배 단계까지 포함해 물 7000리터가 필요하고, 봉제를 마친 생지 청바지는 약품 처리와 긁고 빠는 등의 40단계 이상을 거치면서 3000리터 가량의 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년 40억 벌의 청바지가 새로 생산되고 있으니 실로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목화 재배과정에 들어가는 비료와 농약에다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하며 사막화까지 부채질하는 천연섬유를 어찌 쉽사리 친환경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화학섬유들은 문제가 없을까. 생산과정에서 물 소비량은 천연섬유보다 적지만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을 쏟아내고, 입고 버린 화학섬유 옷들은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 바다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바다의 물고기들은 물론 그런 물고기를 먹고사는 인류의 생명에까지 비수를 들이대고 있다.

인간들이 지구의 온도를 높여 만들어낸 '대재앙'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우리네 '소비생활'에 대해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생활 전반에서 소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수도꼭지의 물 한 방울도 아끼고, 일회용품을 적게 쓰고, 옷도 가능한 오래 입어야 한다. 새것으로도 오래 입고, 가족, 친척 그리고 이웃들 간에도 물려주고 받아 입고, 고쳐서까지 입는 등의 생활 속 실천이 절실하다. 계절마다 바뀌는 청바지의 멋진 유혹 앞에서 '물 부족'을 한 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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