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냉장고 디자인 등 한국 기업과도 인연도
LG전자의 식기세척기와 냉장고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겸 건축가인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뉴스통신 ANSA 등 현지 언론은 멘디니가 고향인 밀라노의 자택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오랜 동안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31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멘디니는 밀라노 공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인테리어 잡지 '카사벨라', 디자인 잡지 '도무스' 등의 기자와 편집자, 비평가로 활동하다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과 건축설계 작업에 뛰어들었다.
멘디니는 생활용품 디자인부터 건축물 설계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작품을 창조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춤추는 발레리나에서 영감을 얻은 와인오프너 '안나 G', 안락의자 '프루스트', 해와 달 등 행성을 형상화한 스탠드 조명 '아물레토' 등 일상 소품을 디자인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1994년 이탈리아 디자인 소품 브랜드 알레시에서 내놓은 '안나 G'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 개 이상이 팔려나가면서 그에게 상업적 성공까지 안겼다. 네덜란드 그로닝거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 이탈리아 나폴리 지하철 역사 리모델링 사업 등도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LG전자의 식기세척기와 냉장고, 김치냉장고, 롯데카드의 카드, 한국도자기의 다기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한국 기업들과도 자주 협업했다.
그는 1979년과 1981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업디자인 부문의 상인 황금콤파스 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유럽건축상을 받았다.
이탈리아 경제지 일솔레24오레에 따르면 멘디니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늘날 디자인은 어때야 하느냐"는 질문에 "디자인의 대상과 그 특징에 눈길이 가야 하고, 생각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