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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의 전설' 학전, 33년만에 역사속으로
'소극장의 전설' 학전, 33년만에 역사속으로
  •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 kpb11@hanmail.net
  • 승인 2024.03.15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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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만성적인 재정난 시달리며 음반 계약금과 저작권료로 버텨
위암 진단이 겹치며 지난해 폐관 결정해 개관기념일인 15일 문닫아
김광석· 설경구·조승우·나윤선· 나윤선· 황정민 등 스타 키워 낸 성지
운영의사 밝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극장 재정비해 7월이후 재개관
서울 대학로의 상징이었던 소극장 '학전'(學田)이 15일 개관 33주년 기념일에 문을 닫았다. 사진=학전.

서울 대학로의 상징이었던 소극장 '학전'(學田)이 15일 개관 33주년 기념일에 문을 닫았다. 학전은 전날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학전은 가수 김민기가 사비를 털어 1991년 3월15일 개관한 소극장이다.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학전의 역사는 라이브 콘서트로 꽃을 피웠다.

33년 동안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359개 작품을 공연했다. 학전을 대표하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는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다.

전설적인 가수 고(故) 김광석을 비롯해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나윤선, 전인권, 윤도현 등도 학전 무대에 올랐다. 학전은 1990년대 대학로 소극장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었다.

학전은 큰 수익이 남지 않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연에도 힘썼다. 2004년 '우리는 친구다'를 시작으로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등 매년 꾸준히 어린이 공연을 제작해 입시에 지친 아이들에게 라이브 음악을 곁들인 공연으로 숨통을 틔웠다.

2010년대 공연시장의 중심이 대극장 뮤지컬로 옮겨가자 대학로 소극장들은 위기를 맞았다. 1996년 추가 개관한 '학전그린소극장'이 먼저 문을 닫았고, 1991년 개관한 '학전블루소극장'만 남아 있었다.

학전이 33년간 명맥을 이어온 데는 김민기 대표의 헌신이 절대적이었다. 김 대표는 학전을 운영하며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렸지만 "오로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문화예술계의 못자리 농사를 지었다.

음반 계약금과 저작권료를 모두 쏟아 부어 운영할 정도로 빠듯한 살림에도 배우들에게 최저 출연료를 보장했다. 흥행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로 식구들을 챙겼다. 김 대표는 "죽는 날까지 학전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나, 만성적인 재정난과 위암 진단이 겹치며 지난해 폐관을 결정했다.

공간을 이어받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내가 없으면 학전은 없다"는 김 대표의 뜻을 존중해 '학전'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위원회는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와 어린이극 등 학전의 기존 사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극장을 재정비하는 데 3∼4달이 필요해 재개관은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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