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9:15 (금)
중국구석구석탐색(57)후허화오트와 회족문화
중국구석구석탐색(57)후허화오트와 회족문화
  • 홍원선 이코노텔링 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ong2003@hotmail.com
  • 승인 2019.09.25 23: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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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사원 있던 자리에 둥지 튼 '300년 된 모스크' 눈길
약 1km가량 좌우로 길게 늘어선 이슬람풍 건물에 압도
짧은 치마 입고 사원에 있던 한족 여성에 '퇴장' 불호령

아침으로 물만두인 훈둔 한그릇 ( 5위안 ) 과 죽 한그릇( 7위안 )을 먹다. 호텔을 나서 터미널로 이동하여 9시30분 후허하오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후허하호트 시외버스터미날 모습
후허하호트 시외버스터미날 모습

버스는 오후 2시 좀 넘어 후허하오트 버스터미널에 닿았다. 몇 호텔을 순례한 후 소군호텔에서 1박에 198위안에 묵기로 하다. 여장을 풀고 밖으로 나와 중심가인 중산로로를 향해 걷던 중 한 건물의 항공권매표소를 발견하고 후룬베이얼시의 중심지역인 하이라이얼행 비행시간과 가격을 물어보았다. 깜짝 놀랄 가격이다. 아침 7시 40분에 출발하는 항공편은 2,100위안 정도이고 낮 시간대 출발 항공편은 무려 2,400위안대다. 이 가격은 서울과 북경 왕복항공권보다 더 비싼 것이다. 단지 내몽골자치구내에서의 이동인데도 이렇게 비싸다니! 다른 항공권매표소를 가더라도 가격변동폭은 소폭에 그칠 것이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은 포기하고 기차편을 알아봐야겠다.

후허하오트 회족거리에 서있는 모스크? 아주 품위있는 이 백색의 건축물은 겉모습이 모스크처럼 생겼지만 청진사( 모스크의 중국식 표현 )가 아니라 모스크처럼 지은 상업용 건축물이었다. 진짜 모스크는 이 흰색 건물의 왼편에 있다.
후허하오트 회족거리에 서있는 모스크? 아주 품위있는 이 백색의 건축물은 겉모습이 모스크처럼 생겼지만 청진사( 모스크의 중국식 표현 )가 아니라 모스크처럼 지은 상업용 건축물이었다. 진짜 모스크는 이 흰색 건물의 왼편에 있다.

여행일정에 대한 연구와 함께 후허하오트 중심가를 탐색해보기로 하다. 중심거리인 중산시루(中山西路)엔 주요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 켄터키, 버거킹과 스타벅스, 피자헛, 하겐다즈 등 세계의 아니 미국의 주요한 패스트푸드점이 거의 모두 입점해 있다. 이곳엔 서양의 패스트푸드점 뿐만 아니라 중국계 패스트푸드점도 많이 들어서있다. 이 거리를 1km이상 걸었더니 도심상업구역이 어느 정도 끝나가면서 완전히 새로운 거리 풍경이 나타난다.

전통 중국건축물의 전형적인 재료인 회색벽돌 건물에 이슬람 특유의 아랍글자와 기하학적인 문양이 녹색과 노란색으로 표현되어 조화를 이룬다. 이런 색채의 조합과 조화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전통 중국건축물의 전형적인 재료인 회색벽돌 건물에 이슬람 특유의 아랍글자와 기하학적인 문양이 녹색과 노란색으로 표현되어 조화를 이룬다. 이런 색채의 조합과 조화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가장 먼저 눈길에 들어온 것은 흰색의 아주 거대한 모스크풍의 건물인데 청진사는 아니었다. 음식점과 기타 상점들이 입점해 있는 상업용 건물이었다. 이 건물의 주위를 한바퀴 돌고나니 바로 옆에 건축된 지 상당히 오래 된 건물로 여겨지는 중국풍 전통건물 양식의 청진사 (모스크)가 나타났다. 전통건물의 앞 부분에 이슬람 사원에서 자주 보는 문양을 청색으로 채색하여 전체 건물의 짙은 회색과 청색의 문양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마침 모스크 경내를 거니는 이맘을 만나 건물의 연혁에 대해 문의하니 원래 불교사원이었던 것을 모스크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후허하오트 시내의 회족거리 모습. 건물들의 돔이 양파처럼 생겨 회족관련 건물임을 바로 알게 해준다. 이 회족거리는 약 1km쯤 이어지며 시 당국은 이 회족거리 조성을 위하여 6천5백만 위안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한다.
후허하오트 시내의 회족거리 모습. 건물들의 돔이 양파처럼 생겨 회족관련 건물임을 바로 알게 해준다. 이 회족거리는 약 1km쯤 이어지며 시 당국은 이 회족거리 조성을 위하여 6천5백만 위안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한다.

모스크의 가장 중심에 있는 건물이 바로 예배당이었고, 이 건물은 거의 3백년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건물들도 주로 20세기 초중반의 것으로 최근 지은 건물은 아니었다. 모스크를 참관하고 있는데 다른 이맘이 큰 소리를 지른다. 눈길을 돌렸더니 짧은 치마를 입은 한족 여성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사원 입구에 큰 글씨로 긴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은 절대 입장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었는데 이 여성이 이 주의를 봤는지 안 봤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슬람사원을 나서니 좌우로 약 1km이상의 이슬람풍 건물군이 늘어서 있다. 바로 후허하오트시 回民구이다. 이 이슬람거리를 끝까지 걸어보니 거리에 대한 자세한 내력이 길거리 안내판에 쓰여있다. 회민구의 중점사업으로 이 지역을 이슬람거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6천5백만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주택과 상가 그리고 왕조시기 한족의 패방과 유사한 거리 입구의 조형물 등을 설치하였다는 것이다. 몽골족의 땅인 이곳에 이렇게 거대한 회족거리가 서 있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놀라웠다.

회족거리 부근에서 만난 천주교 성당의 모습
회족거리 부근에서 만난 천주교 성당의 모습

회족자치구인 영하에서도 이런 거리를 못 본 것 같은데 내몽골지역에서 이런 멋진 이슬람거리를 보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이제 역순으로 호텔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녁시간이 가까워 가까운 곳의 일본식 패스트푸드점인 요시노야를 찾았다. 이곳은 일본의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이나 중국대륙의 영업권을 홍콩의 화교자본이 인수하여 경영하는 것으로 일본 본사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음식점체인이라고 들었다. 한동안 이 가게는 큰 선풍을 일으키고 주요 도시에서 식사시간에 밥을 먹기 위해서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다. 곳곳에서 폐점한 요시노야 가게도 보이고 오늘 들른 가게도 좀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도 바뀐 듯 이전에 즐겨 먹던 쇠고기닭고기야채덥밥은 제공되지 않았다. 이 음식점을 보면서도 세상사는 늘 잘 될 수 없는 것이구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간단히 다른 단품을 먹고 나서 좀 부족하다고 느껴져 중국의 무명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훈둔( 13위안 )을 주문해 먹었다.

이제 여정을 재점검해야 한다. 항공편이 너무 비싸 비행기로 후룬베이얼 초원으로 가는 대신 다른 방식을 찾아야 했다. 가차편을 확인해보고 기차편이 여의치 않다면 비교적 값이 저렴한 항공편으로 장춘이나 하얼빈으로 이동한 후 후룬베이얼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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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2019-10-01 15:25:38
왼쪽 사진에 있는 건물이 정말 압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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