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1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9달째 흑자가 이어진 가운데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월(74억1000만달러)보다 줄었다.
1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42억4000만달러)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였다. 수출(552억2000만달러)은 지난해 1월보다 14.7% 늘었다. 반도체(+52.8%), 승용차(+24.8%)·기계류·정밀기기(+16.9%), 석유제품(+12.0%)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 미국(+27.1%), 동남아(+24.4%), 중국(+16.0%) 등지로의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수입(509억8000만달러)은 지난해 1월 대비 8.1% 줄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며 원자재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11.3% 감소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승용차(-44.6%)·곡물(-6.5%) 등 소비재 수입도 4.2% 축소됐다.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해 12월(-25억4000만달러)보다 적자 폭도 커졌다. 출국자가 많아지며 여행수지 적자(-14억7000만달러)가 이어졌고, 지적재산권수지도 5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출국자 수는 그전 수준으로 회복됐는데, 입국자 수는 충분히 늘어나지 않은 상태"라며 "여행수지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2000만달러 흑자였지만, 지난해 12월(+24억6000만달러)이나 1년 전(+66억7000만달러)보다 적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한 달 사이 22억5000만달러에서 13억5000만달러로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