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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47) "나를 선택하지 않은 국민의 실패"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47) "나를 선택하지 않은 국민의 실패"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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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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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나설 생각은 없었는데 총선에서 성공하자 직접 입후보
주변에선 궤변이라 했지만 외환위기 터지자 그의 말에 고개절로
두 번째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퇴고 과정서 팩트는 수정안해

다들 알다시피 정주영 회장은 주장이 매우 강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다르다'가 아니라 '틀렸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었다.

현대 임직원들은 속으로 '어떻게 저렇게 단정을 지을까'라며 불만이 많았어도 감히 왕회장에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웠다. 나중에 보면 결국 정 회장이 옳았다는 게 증명이 되곤 했다.

처음에는 정 회장이 왜 저렇게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됐다고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너무 신기했다"고 얘기하는 임원들이 아직도 많다.

현대 임직원들은 속으로 '어떻게 저렇게 단정을 지을까'라며 불만이 많았어도 감히 왕회장에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웠다. 나중에 보면 결국 정 회장이 옳았다는 게 증명이 되곤 했다.처음에는 정 회장이 왜 저렇게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됐다고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현대 임직원들은 속으로 '어떻게 저렇게 단정을 지을까'라며 불만이 많았어도 감히 왕회장에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웠다. 나중에 보면 결국 정 회장이 옳았다는 게 증명이 되곤 했다. 처음에는 정 회장이 왜 저렇게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됐다고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너무 신기했다"고 얘기하는 임원들이 아직도 많다. 사진은 어느 해 하계수련회에서 격의 없이 직원들과 어울리는 정주영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처음에는 정 회장의 의견에 반대한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결과로 이긴 적이 거의 없었다. 특히 사업 문제에서 정 회장과 맞붙으면 백전백패였다. 그러니 점점 반대 의견을 내기 힘들어졌고, 사업적으로는 아예 반대 의견이 없었다.

76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항 공사 입찰할 때 당시 전갑원 상무가 8억 7,000만 달러를 쓰라는 정 회장의 지시를 어기고 자기 맘대로 9억 3,114만 달러를 써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전 상무는 실패하면 바다에 빠져 죽겠다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정치는 달랐다. '사업가 정주영'에는 어떤 반대도 할 수 없지만 '정치인 정주영'은 아니었다. 통일국민당을 창당할 때는 임원들의 반대가 많았다.

"사업은 몰라도 정치는 다릅니다." "괜히 정치권에 밉보일 이유 없습니다." "창당 의사를 거둬주십시오."

임원들은 거의 읍소를 했다. 이때도 정 회장의 답은 하나였다. "정치도 도전과 용기다."

정 회장이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생각했을 때 처음부터 대통령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창당하고, 교섭단체를 만든 다음 대통령 후보를 내세울 계획이었다. 처음에 대통령 후보로 생각한 사람이 김동길 박사였다. 하지만, 첫 총선에서 당당히 31석을 차지하는 성공을 거두자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선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첫 자서전 제목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였다. 주위에서 "대선에는 실패하셨네요"라고 하자 정 회장이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이 나보고 실패했다고 하지만, 나는 실패라고 생각 하지 않아. 나를 선택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의 실패야."

주변에서는 궤변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자존심 덩어리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외환 위기 사태가 터지자 그의 말이 이해됐다는 사람이 많다.

"정주영이 대통령이 됐다면 IMF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인정한다. 정주영 대통령이었다면 최소한 국가부도 사태는 막았을 거다.

정 회장의 두 번째 자서전 제목이 『이 땅에 태어나서』였다. 외환 위기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정 회장은 이때 이미 두 번째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92년 대선을 회고하는 부분에서 무리한 표현이 많았다.

책으로 출간하기 전, 최종 원고를 검토한 몇몇 측근이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회장님, 이 표현은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거만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정 회장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팩트가 틀린 게 있으면 고쳐. 하지만, 이 표현은 절대 못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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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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