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2:20 (토)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87) 백남준의 달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87) 백남준의 달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4.03.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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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남준 : 달은 가장 오래된 TV' 에 비친 백남준의 '진정한 삶'에 뭉클
풍족한 집안이었으나 친일 아버지에 반기 들고 '떠돌이 전위예술가' 고집
성공이냐 실패냐, 상관없이 자신의 업 추구하면서 한평생 산 그에게 경의

작년 말,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초대 시사회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디지털 아트에 별 관심이 없고, 위인전이나 영웅신화류의 서사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큰 기대 없이 갔었는데, 두 시간 내내 영화에 빠져버렸습니다.

무엇이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백남준 자신의 업(業)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는 1932년 일제강점기에 재벌집 아들로 태어납니다. 당시 한국에 캐딜락이 두 대뿐이었는데, 그중 한 대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네요. 그러나 친일 성향의 아버지가 싫어 가족과 연락을 끊고 수십 년을 해외에서 가난한 전위예술가로 전전하다가, 마침 TV가 보급되던 시기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는 작품으로 디지털 아트 분야의 선구자가 된 스토리를 담담하게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구성입니다.

백남준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는 작품으로 디지털 아트 분야의 선구자가 되었다. 사진(자석 TV를 설명하고 있는 백남준의 모습)=백남준 아트센터/이코노텔링그래픽팀.

평생을 일관되게 자신이 좋아하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일을 지속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 문제, 사회적 신분에 대한 의식, 가족과의 관계, 주위의 시선들 때문이지요. 그는 결국 성공했지만, 이름없이 묻힌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러나 성공 후에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수수한 그에게 끌렸습니다.

성공이냐 실패냐에 상관없이 자신의 업을 추구하면서 진정성있게 한평생 산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그런 용기가 있나,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내가 일이 아니라 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반성도 하게 되고요.

백남준이 아직 살아있다면 '달은 가장 오래된 인터넷'이나 '달은 가장 오래된 스마트폰'이라는 작품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부터 인류는 밤하늘의 달을 쳐다보면서 꿈도 꾸고, 서사도 만들어내고, 지식을 발전시켰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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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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