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58층 높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대규모 물류 거점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29일 서초구 양재동 225 일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계획(안)을 승인 고시했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선다. 대지면적 8만6000㎡, 연면적 147만5000㎡에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 8층·지상 58층 규모로 들어선다.
지하에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짓고, 지상에는 아파트(58층)와 오피스텔(49층), 호텔, 백화점, 상가 등을 건설한다. 아파트는 4개 동 998세대이고, 오피스텔은 972실이다.
사업계획안은 물류 서비스 향상과 함께 산업성장·친환경·지역상생 등을 구현하는 비전을 담았다. 서울 시내 2시간 이내 배송을 실현하고, 생산지 1차 포장만으로 최종 배송까지 가능하도록 해 배송 쓰레기를 90% 줄인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가 들어서면 하루 4만7000대 교통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별도 교통대책이 마련된다. 신분당선 역사(가칭 만남의 광장역)를 신설하는데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업자인 하림그룹이 사업비를 1차로 500억원을 우선 부담하기로 했다. 향후 전문기관의 검증 결과에 따라 분담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주변 교통상황을 반영해 외부 교통개선 대책(신양재IC 연결로 신설, 양재IC 평면화)에 대한 사업자 분담률을 20.9%(292억3000만원)에서 27.1%(379억6000만원)로 상향 조정됐다. 지상부 주차장은 램프 외에 카리프트 설치 등 접근 동선 개선 대책이 추가된다.
이밖에도 R&D 관련 연구·업무시설 조성(1000억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비 부담(1000억원), 서초구 재활용처리장 현대화(1000억원) 등에 사업자 공공 기여로 총 5607억원이 투입된다. 건물 상층부 스카이브릿지(높이 180m 50층)에는 인피니티풀과 옥상조경 휴게시설,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9년 준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6조8712억원이다. 하림그룹은 사업비를 토지 가격을 포함한 자기자본 2조3000억원에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 3조8000억원의 분양 수입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하림은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단지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부지는 탁상 감정 결과 1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8년 사이 땅값이 1조원 넘게 올랐다. 최근 원양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을 인수하려다 좌절한 하림그룹은 "최첨단 도심물류 인프라를 조성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국내 물류산업 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