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 치솟은 과일값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설 명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2일 내놓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가격은 지난해 1월 대비 56.8%, 배는 41.2% 급등했다.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오른 사과값 상승률은 지난해 9월 56.3%, 10월 74.7%, 11월 56.8%, 12월 54.4% 등 줄곧 50%가 넘는 고공행진을 벌였다.
사과는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수확기까지 가격이 낮아지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평소에는 사과 대신 다른 과일을 선택하겠지만, 설 차례상에 올릴 과일이라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성수품 과일인 감 가격도 지난해 1월 대비 39.7% 올랐다. 밤은 상대적으로 낮게 7.3% 올랐는데, 이 또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보다 높다. 과일뿐 아니라 조기 물가도 1년 전보다 6.4% 올랐다.
국산 쇠고기(-1.2%), 돼지고기(-2.3%), 닭고기(-3.8%) 등 축산물 가격은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수입 쇠고기는 5.7% 올랐다.
가족 친지들이 모이는 명절에 외식비가 높은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4.3% 상승했다. 지난해 8월 5.2%였던 외식 물가 상승률은 9월에 4.8%로 내려온 뒤 5개월째 4%대다.
한편, 1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4%에서 8월 3.4%로 오른 뒤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 6개월 만에 2%대로 복귀했다.
석유류 제품 가격이 1년 전보다 5.0%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21%포인트 떨어뜨렸다. 반면 농산물은 15.4%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을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 물가도 4.3% 상승해 0.60%포인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