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2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그래도 D램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불황 터널을 빠져나온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으로 2022년보다 84.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연간 매출은 258조9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순이익은 15조4871억원으로 72.1%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2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4% 줄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67조7799억원과 6조3448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가격 하락세가 멈추며 적자 폭은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D램은 재고 가 큰 폭으로 개선되며 지난해 1분기 적자 이후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파운드리는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이어졌지만,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메모리 재고 감소와 판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전체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세트(완성품) 성수기와 D램 재고 정상화가 맞물리는 2분기 이후부터 나타나는 '상저하고'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 준비에 집중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R&D 투자는 7조55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규모다. 이는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연간 R&D 투자 규모(28조3400억원)도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24조9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시설투자액은 16조4000억원(반도체 14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8000억원) 수준이다. 연간 시설투자액은 5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2년과 같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