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9일 발간한 '2024 유통산업 백서'를 통해 새해 급변이 예상되는 소비시장의 10대 키워드로 'B.L.U.E. D.R.A.G.O.N.'(블루 드래곤=청룡)을 제시했다.
백서에는 △글로벌 유통시장별 주요 트렌드 △국내 소매업태별 주요동향 및 전망 △주요국 유통산업 동향 등 국내외 유통산업 전반의 동향 및 주요 이슈가 담겨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청룡이 구름을 뚫고 힘차게 날아오르듯, 우리 기업들도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여러 난관을 딛고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백서에 담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제시한 10대 키워드별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B(Back-up plan/plan B) : 불확실성 대응 위한 '플랜B' 마련
새해에는 어려운 경영환경과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응 가능한 백업 플랜(Back-up plan) 또는 플랜B(plan B) 마련이 중요해졌다. 소매시장의 성장 정체가 예상돼 한정된 수요를 둘러싼 시장 내 생존 경쟁이 그만큼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 L(Low price of China) : 초저가 C-commerce(협력 상거래) 공습
다른 국가 생산자가 다른 국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고 배송하는 국경 간 상거래가 가속화할 것이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초저가 비즈니스모델을 무기로 국내 소비시장을 발 빠르게 차지해 나갈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대(對) 중국 직접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나 증가했다.
(3) U(Up-size store) : '크면 클수록 좋다', 복합쇼핑몰화 심화
점포가 크면 클수록 초대형 상권이 형성되는 현상(The bigger The better)이 더 뚜렷해질 것이다. 실제 국내 백화점업계는 최근 매장면적이 8만2000㎡(2만5000평)가 넘는 대형 점포를 연이어 개설했다. 이들 점포는 △대형 면적을 활용한 신 점포 개념 도입 △체험형 콘텐츠 강화 △식품매장 대형화 등의 공통적 특징을 갖고 있다.
(4) E(E-commerce) : 이커머스, 오프라인 시장 매년 1%씩 대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향후 4년간 연 7.4%씩 성장하며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매년 1%씩 대체, 글로벌 유통시장의 이커머스 비중을 새해 38%에서 2027년 41%로 높일 전망이다.(글로벌 경영컨설팅그룹 Kearney(커니)) 국내 소매시장의 이커머스 침투율도 지난해 44.5%에서 새해 46.3%로 높아질 것이다.
(5) D(Divided market) : 유통 업태별 양극화 더 심화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백화점 등 업태별 소비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식품 강화와 빠른 배송 서비스로 경쟁력을 살리고 있지만 개인 슈퍼는 다양한 지원책에도 어려움이 여전할 것이다. 온라인유통 상위 3사 점유율은 지난해 48%에서 새해 50%로 높아질 전망이다. 백화점도 상위 10개 점포 매출 비중이 45%인데 반해 하위 10개 점포 매출은 3.5%에 불과하다.
(6) R(Revenue first) : 시장경쟁 심화로 '수익' 우선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은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한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나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PB(Private Brand) 강화 등으로 수익개선에 나설 것이다. 온라인쇼핑도 성장률이 2021년 20%대, 2022년 10%대, 지난해 한 자릿수로 계속 낮아져 수익개선에 사활을 걸게 됐다.
(7) A(Advanced retail tech) : AI 시장규모 2028년 793억 달러
글로벌 유통시장 내 AI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해 지난해 216억 달러에서 2028년 793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용 내역을 기초로 취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특정 상황이나 일정별 추천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에 나설 것이다.
(8) G(Global market) : 포화 상태 국내시장 떠나 해외로
포화 상태의 국내시장을 벗어나 대형마트는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사업을 확장하려 애쓸 것이다. K-Food 수요가 많은 지역에 PB를 수출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 노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면세점 역시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9) O(Operational Efficiency) : 효율성‧시너지 극대화 모색
엔데믹 전환에도 온라인 유통채널 이용 수요가 계속 증가하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상품개발, 조달, 물류 등에서 중복되는 서비스나 비용을 없애거나 상품 코드 일원화 등을 통해 사업부 간 효율성 제고에 적극 나설 것이다.
(10) N(No normal) : 끊임없는 변화가 미래 성장 관건
오프라인 유통은 온라인과의 경쟁을 위해 오프라인만의 상품 및 경험 차별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대형마트들은 가정간편식, 냉동식품 등의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식품 차별화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편의점들도 새롭고 화제성 있는 상품개발에 힘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