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쌀 소비량이 39년째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가정에서 쌀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떡, 주정, 조리식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양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쌀 가공산업이 활발해졌다.
통계청이 26일 내놓은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4㎏으로 2022년보다 0.3kg(-0.6%) 감소했다. 이는 30년 전인 1993년 소비량(110.2㎏)의 절반 수준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130.1㎏) 이후 39년 연속 감소했다. 1963년(105.5㎏)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쌀 소비는 1990년대부터 빠른 속도로 줄었다. 1998년 100㎏(99.2㎏)을 밑돌기 시작했고, 2019년부터 50㎏대에 머물렀다.
다만 전년 대비 쌀 소비 감소율은 0.6%로 2022년(0.4%)보다 다소 커졌지만, 2019년(-3.0%), 2020년(-2.5%), 2021년(-1.4%)과 비교하면 둔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도 154.6g으로 2022년 대비 0.6%(0.9g)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즉석밥 보통 크기가 200~210g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하루에 즉석밥 한 개 분량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이와 달리 식료품·음료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81만7122t으로 2022년보다 18.2% 늘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60만t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쌀 가공산업 수요가 급증했다.
업종별로 떡류 제조업이 2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떡류 제조업의 쌀 소비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회복과 함께 각종 행사가 많아지고, 떡볶이 열풍으로 떡볶이떡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어 주정 제조업(24.1%)·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15.9%) 순서로 쌀 소비가 많았다.
특히 에틸알코올을 비롯한 주정 제조업의 쌀 소비량이 2022년 12만1775t에서 19만7102t으로 61.9%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