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감소했던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반등한 것으로 추계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1인당 GNI는 3만3000달러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2022년(3만2886달러)보다 수백 달러 증가하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1인당 GNI 수치는 3월 초 확정되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지표들로 미뤄 3만3000달러대 중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명목 1인당 GNI는 실질 GDP 성장률, GDP 디플레이터(경제 전반의 물가), 환율, 인구 등 변수에 따라 좌우된다. 이날 발표된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은 1.4%다. 한은 내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GDP 디플레이터는 1%대 후반이다. 두 요소의 경우 플러스(+) 값이면 물가를 반영한 경제 규모인 명목 GNI는 그만큼 늘어난다.
이와 달리 원/달러 환율은 오를수록(원화가치는 하락) 달러 환산 명목 GNI가 깎인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1305원)은 2022년 연평균(1292원) 대비 약 1% 상승에 그쳤다. 2022년에는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3% 가까이 뛰면서 명목 1인당 GNI도 7% 넘게 감소했다. 한은은 인구의 경우 1년 새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달러로 3만달러대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했다.
2021년(3만5373달러)에는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2022년 급격한 원화가치 절하와 함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후퇴했다.
우리나라 1인당 GNI가 회복된 만큼 대만을 다시 넘어섰을지도 주목된다. 2022년 대만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한국(3만2886달러)을 웃돌았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뒤진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