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수출 부진에 따른 제조업 업황 악화로 저소득층 일자리인 단순 노무직 취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고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노무 종사자는 392만7000명으로 2022년(404만5000명)보다 11만8000명(2.9%) 감소했다. 이는 통계청의 7차 직업 분류 기준에 따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과거 직업 분류 기준까지 포함하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6만5000명 줄어든 뒤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외환위기 당시는 전체 취업자 수가 127만명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 전체가 패닉 상태였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32만7000명 증가한 가운데 단순 노무직은 감소한 것이라서 심각성을 더한다.
단순 노무직은 숙련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로 소득이 낮다. 단순 노무직은 2018년 5만명 줄었다가 매해 늘었는데, 지난해 5년 만에 큰 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단순 노무직 취업자 감소 폭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 교역 위축으로 제조업이 부진한 결과다.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업황 개선 조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지됐지만, 고용시장 회복은 더뎠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2월에야 1만명 증가세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단순 노무직은 사회시설관리업, 건설업 등에서도 줄었지만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제조업 부진이 단순 노무직 감소에 주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단순 노무직 일자리 한파는 저소득층 가계 부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전체 소득 5개 분위 가구 중 유일하게 감소(-0.7%)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