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회복에도 화학 등 일부 업종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12월에도 제조업 체감 경기는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11월과 같은 70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업황 BSI는 8월 67에서 9월(68), 10월(69), 11월(70)까지 석 달 연속 올랐다가 12월에는 1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물어 지수화한 것으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이번 조사는 11∼18일 전국 3255개 기업(제조업 1782개, 비제조업 1473개)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타 기계·장비(+9p), 전자·영상·통신장비(+1p)의 체감 경기가 개선됐다. 이와 달리 중국산 저가 화학제품 공급으로 업황이 나빠지고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화학물질·제품(-6p)은 부진했다. 금속가공(-6p)도 전방산업인 건설 부문 의 경기 악화로 가공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를 기업 규모·형태별로 보면 중소기업(+1p)과 내수기업(+2p)은 상승한 반면 수출기업(-5p)은 하락했다. 대기업은 11월과 같았다.
12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 대비 1p 상승했다.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 이전에 예산을 쓰기 위한 정보기술(IT) 컨설팅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보통신업(+4p)의 체감 경기가 개선됐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2p)은 엔지니어링 사업, 사회간접자본(SOC) 설계 등 연말 수주 실적이 증가하며 올랐다. 운수창고업(+3p)도 원유가격 하락, 해운 운임 단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돼 상승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全)산업 업황 BSI는 12월 70으로 11월과 같았다. 내년 1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제조업(69)에서 1p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68)에서 3p 하락한 결과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1p 내린 91.1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2.7로 11월 대비 0.1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