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4.9%포인트 올라…사회전반 부채축소노력 절실
가계·기업·정부부채를 모두 합친 우리나라 총부채 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 6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최근 높아진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해 사회 전반의 부채 축소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1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말 원화 기준 비(非)금융 부문 신용은 5956조9572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가계부채가 2218조3581억원, 기업부채는 2703조3842억원, 정부부채는 1035조2149억원이다.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가간 비교를 위해 자금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주요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를 합산한 것이다. 2분기 말 총부채는 지난해 2분기 말(5729조9946억원)보다 4.0% 늘었다. 이런 증가 폭을 감안할 때 이미 3분기 말 6000조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분기 말 통계는 내년에 공개된다.
총부채 규모와 별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보면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분기 말 273.1%로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4.9%포인트 높아졌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1%에서 101.7%로 낮아졌지만, 기업부채 비율(117.6→123.9%)과 정부부채 비율(45.5→47.5%)이 동반 상승한 결과다.
최근 1년 사이 총부채 비율이 상승한 국가는 BIS 자료에 포함된 OECD 회원 31개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OECD 31개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2분기 말 평균 243.5%에서 올해 2분기 말 229.4%로 14.0%포인트 하락했다.
이탈리아(257.7→243.1%), 덴마크(251.9→237.2%), 튀르키예(116.7→100.4%), 오스트리아(228.2→206.6%), 영국(261.8→236.7%), 스페인(268.5→241.1%), 네덜란드(283.9→255.1%) 등이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포르투갈(284.3→251.1%), 그리스(303.0→268.6%), 아일랜드(233.3→198.8%) 등 3개국은 30%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다만, 올해 2분기 말 GDP 대비 총부채 비율 자체는 한국이 31개국 중 9위였다. 일본(414.0%), 룩셈부르크(403.2%), 프랑스(322.7%), 캐나다(307.9%), 스위스(299.7%), 벨기에(292.2%), 스웨덴(274.5%) 등이 한국보다 높았다. 이들 국가 중 일본은 정부부채 비율(230.3%)이, 룩셈부르크는 기업부채 비율(308.2%)이 유독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