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 유동설 위기설이 나도는 대형 건설업체 태영건설의 우발채무가 7200억원으로 추산된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19일 태영건설의 우발채무에 대해 "모든 지방 현장이 미착공 상태에서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경우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은 약 72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강경태 한투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부족설 이후 처음으로 나온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이 보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총 4조4100억원으로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며, 이 중 상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현장의 비중이 과반"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강경태 연구원은 "문제는 단기 유동성 부족"이라며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에 달한다. 시공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벌어서 이자 갚기도 어렵다"며 "매년 부동산 개발 자회사를 통해 자체 사업 의존도를 높여 놓았지만, 시장이 빠르게 망가지면서 핵심 부문 수익성(자체 사업 마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해법으로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유동성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핵심 관계 기업인 SB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 2024년 평가 기간 전까지 SBS 외 지분 및 자산을 매각하면서 상호 출자제한 기업집단 공정 자산가액 기준 10조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해 추가로 대출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 및 관계 기업 지분을 매각해서 마련한 현금을 태영건설에 대여금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루머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이후 PF 유동화 증권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경계하되 예단하지 않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