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출산율이 0.6명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년 0.79명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통계청은 14일 발표한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내년 0.68명으로 0.7명 아래로 내려간 뒤 2025년 0.65명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이동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에서 출산율은 올해 0.72명에서 내년 0.68명으로 떨어진다. 2025년 0.65명으로 더 내려가 저점을 찍는다. 이후 2030년 0.82명으로 반등한 뒤 2036년 1.02명으로 1.0명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에는 1.08명까지 회복해 2072년까지 1.08명을 유지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하지만 더 좋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 0.6명선도 무너지며 2026년 0.59명까지 내려간다.
이번 통계청 추계는 2021년 발표한 직전 추계보다 악화한 것이다. 직전 추계 당시 중위 시나리오에서 출산율이 내년 0.70명으로 저점을 찍고 2025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2050년 기준 출산율도 직전 추계 1.21명에서 이번 추계에서 1.08명으로 0.13명 낮아졌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혼인이 급감한 것이 출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산율이 낮아짐에 따라 연간 태어나는 아기는 50년 뒤 2072년에는 16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2022년 출생아 대비 65% 수준이다. 통계청은 중위 시나리오에서 2022년 24만6000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내년과 2025년 21만8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다가 완만하게 올라 2036년 28만명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점을 찍고 다시 감소해 2052년에는 20만명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2060년에는 15만6000명까지 줄었다가 소폭 회복해 2072년 16만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최악의 경우 출생아 수는 10만명선마저 붕괴한다. 통계청은 저위 시나리오에서 출생아 수가 2060년 9만8000명, 2070년 8만8000명, 2072년 8만7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기가 적게 태어남에 따라 유소년 인구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0∼14세 유소년 인구는 2022년 595만명에서 2040년 388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72년에는 238만명으로 2022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의 11.5%를 차지하던 유소년 인구 비중도 6.6%로 줄어든다.
학교에 다니는 학령인구(6∼21세)도 2022년 750만명에서 2040년 412만명, 2072년 278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초등학교 학령인구(6∼11세)는 2022년 270만명에서 2040년 156만명으로 57.9% 수준에 머문다. 같은 기간 중학교 학령인구(12∼14세)는 49.6%, 고등학교 학령인구(15∼17세)도 51.9% 수준으로 줄어든다.
청년층 인구도 함께 줄어든다. 19∼34세 청년층은 2022년 1061만명에서 2040년 722만명, 2072년에는 450만명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청년 인구가 50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