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9:00 (일)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75) 정답의 '오류'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75) 정답의 '오류'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3.12.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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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문명이 요구하는 능력은 정답 맞추기가 아니라 오답 시도해보기
정답은 인공지능이 훨씬 잘 맞춰 … 상식을 의심하고,좁은 문 노크해야

아래 퀴즈를 한번 풀어 보세요. 이 문제는 정답이 두 개입니다.

"어떤 사람이 산을 10개를 넘고 강을 5개 건너가서 드디어 사과나무를 찾았다. 이 사과나무에 사과가 몇 개 열려 있었을까?"

답은? 두 개입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 넌센스 퀴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머리를 멍하게 하면서 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인생의 답을 찾아보겠다고 분주하게 노력도 하고, 내가 맞니 네가 틀리니, 잘 났니 못 났니, 성공이니 실패니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데, 맨 앞에 제시되어 있는 정답은 지나쳐 버렸다니! 그건 흘려듣고 내가 틀을 만들고 그 속에서만 맴돌고 있다니!

초지능문명이 요구하는 능력은 정답 맞추기가 아니라 오답 시도해보기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문제의 의도를 벗어나서 엉뚱한 곳에서 내 방식대로만 답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의 본질은 무시한 채 딱딱해진 내 고치 안에서 꼼수부리며 살고 있는 게 나의 모습은 아닐까?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우스갯소리보다 내 모습이 더 우스워 보였습니다.

또 하나의 넌센스 퀴즈.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방법은?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다. 3. 냉장고 문을 닫는다."

이 무슨 해묵은 사오정 유머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얘기에는 생각해 볼 만한 지혜가 숨어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는 냉장고보다도 훨씬 큰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과학적인 이치에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의 문제에서 코끼리가 냉장고보다 크다는 가정을 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냥 알아서 지레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버린 거지요. 인간의 이성이 스스로를 결박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안 풀리는 거고요. 우리가 알고 있던 가설과 상식은 우리를 속이고 얽매이게 만듭니다. 사오정은 바보일까요? 아니, 그는 일반 사람들은 못 보는 것을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지요.

초지능문명이 요구하는 능력은 정답 맞추기가 아니라 오답 시도해보기입니다. 정답은 인공지능이 훨씬 잘 맞춥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르게 생각하고, 거꾸로 뒤집어보고, 엉뚱한 것들과의 조합을 만들어보고, 상식을 의심하고,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보는 거지요.

냄비 뚜껑처럼 불쑥불쑥하다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물리법칙이 바뀌는 게 변화의 속성입니다. 지금 우리가 역사의 어떤 시점을 지나고 있는지 역사의식을 가져야 하고, 변화에 대처하는 철학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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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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