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직원이 별자리인 임원 자리에 오를 확률은 0.83%로 지난해(0.82%)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바늘구멍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올해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임원 승진 가능성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84만6,824명으로 조사됐다.
임원(등기임원을 뺀 미등기임원 기준) 역시 작년 6,894명에서 올해 7,069명으로 2.5%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직원대 임원 비율이 119.8대 1로 나타나 임원 승진 경쟁률이 약 120대 1에 이를 정도로 치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대 임원 비율은 2011년 105.2대 1에서 2021년 131.7대 1로 높아졌다가 지난해엔 120.9대 1, 올해는 119.8대 1로 다시 하향추세로 돌아서 승진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직원대 임원 비율 13.4대 1(임원 승진 확률 7.5%)로 승진 확률이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직원 214명에 미등기임원 16명이었다. 작년 6.8%보다 확률이 더 높아졌다.
포스코홀딩스도 직원대 임원 비율 15.3대 1(승진 확률 6.5%)로 상위에 올라 있다.

반면 임원 10명 이상인 업체 중 임원 승진 확률이 가장 낮은 곳은 기업은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직원대 임원 비율은 916.1대 1로 행원이 임원 자리에 오를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직원 1만3,742명에 미등기임원 15명이었다.
비상장사여서 이번 조사 대상에선 빠졌지만 국민은행(임원 1명당 직원 453.8명), 하나은행(496.5명), 신한은행(637.2명), 우리은행(805.3명) 등의 대형 은행들도 기업은행처럼 임원 승진 확률은 0.1∼0.2%대에 그쳤다. 은행업종에서 별 달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한편 수많은 업종 중 임원 승진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증권업, 제일 낮은 곳은 유통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37.7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직원 42.4명 중 1명꼴보다 문턱이 더 낮아진 것으로 별을 달 확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유통업은 직원 259.7명당 한 명이 별을 달 정도로 확률이 낮았다. 유통업 특성상 매장 직원이 다수를 차지해 입사 후 임원이 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임원 승진 경쟁률이 그나마 100대 1을 밑돈 업종은 무역(55.4명), 석유화학(70.3명), 보험(72.8명), 건설(88.5명), 금속철강(88.8명), 정보통신(99.0명) 등이었다.
그에 비해 항공해운(180.6명), 조선중공업(172.3명), 자동차(142.6명), 전기·전자(138.7명) 업종의 임원 승진 경쟁률은 100대 1을 훌쩍 넘길 정도로 높았다.
국내 최상위 기업 4곳의 임원 1명당 직원 수에도 차이가 있었다. △삼성전자(작년 107명→올해 107.7명) △LG전자(120명→117.5명) △현대자동차(149.4명→151.8명) △SK하이닉스(160.2명→164.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수가 1,152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칠 경우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157명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07.7명으로 작년(107.0명)보다 소폭 늘었다. 임원 승진 확률은 2014년 1.24%에서 작년과 올해는 0.93%로 소폭 낮아졌다. 그나마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승진 평균 확률 0.83%보다는 다소 높았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연말과 내년 초 대기업 임원 승진 숫자가 줄 가능성이 높아 승진 경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최근 젊은 IT 인재를 임원급으로 영입하려는 흐름이 강해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임원이 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