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스텐스 사무총장이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을 높게 평가했다.
카스텐스 총장은 23일 한은에서 열린 'CBDC 미래 통화시스템' 주제 세미나에서 "한은의 CBDC 프로젝트 '디지털 원'은 미래 통화 시스템의 비전과 잘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 CBDC 네트워크 중심에 기관용 CBDC가 있고, 규제를 적용받는 은행 시스템이 토큰화한 예금을 통해 공통 원장에 참여한다"며 "(디지털 원) 프로젝트 설계 구조는 화폐 원장과 상호 작용하는 연계 플랫폼이 포함돼 시장 발달에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과 정부는 지난달 4일 CBDC를 예금·결제 등 실제 금융거래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내년 말에는 은행 등 금융기관과 일반 금융소비자도 실험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조연설을 마친 카스텐스 총장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CBDC 관련 기술·제도적 이슈와 미래 통화 시스템 구현 과정의 고려사항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카스텐스 총장은 2017년 BIS 사무총장 취임 이후 'BIS 혁신 허브'를 설립해 CBDC 등 첨단 금융기술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은은 "이창용 총재가 최근 BIS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원회(CGFS) 의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당연직으로 BIS 혁신허브 자문위원회와 BIS 디지털혁신 특별그룹 회원으로도 활동한다"며 "카스텐스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혁신허브와 한은 간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