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장에서 현지 판매하는 것을 더 하면 수출액은 2조원 웃돌아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라면 업체들이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것을 더하면 글로벌 라면 수출액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7% 늘었다. 라면 수출액은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기존 연간 최대치(2022년 7억6541만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부터 9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 경신이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량은 20만136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었다. 아직 지난해 연간 수출량(21만5953t)에 미치지 못했지만, 남은 두 달을 감안하면 수출량도 사상 최대가 확실시된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을 환율 1300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1조208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선다. 남은 두 달을 고려하면 연간 수출액은 1조2000∼1조3000억원 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돼 외국으로 수출되는 것만으로 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분량을 더한 글로벌 수출액은 훨씬 크다. 농심이 지난해 미국과 중국 공장을 통해 판매한 라면만 약 9000억원 수준이다. 팔도는 러시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끄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아서다.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한다.
한류 문화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K-팝, K-뷰티 등에 이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로 한식을 꼽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억7445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1억700만달러, 일본 4866만달러, 네덜란드 4864만달러, 말레이시아 3967만달러, 필리핀 3090만달러, 호주 3016만달러, 태국 3007만달러, 영국 2980만달러, 대만 2813만달러의 순서의 10위권에 들었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수출액이 1224만달러로 15위, 사우디아라비아가 899만달러로 18위였다. 라면 수출액이 1000달러 이상인 세계 국가는 총 128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