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의 3분기 영업실적이 대형 항공사(FSC)가 부진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고공 비행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LCC 4곳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에 급증한 중·단거리 해외여행 수요 덕분에 최대 실적을 낸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 때 큰 이익을 냈던 화물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항공기 운행을 늘리면서 비용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늘어나는 영업비용과 화물 부문의 수익 악화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3조863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약 5%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5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객 매출은 76% 증가한 2조5584억원이었지만, 항공기 가동을 확대하면서 유류비 및 인건비도 함께 늘어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화물사업 매출은 항공 화물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51% 감소한 9153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매출 1조7250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3.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4.8%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여객 매출은 63% 증가한 1조293억원을 기록했지만, 화물 매출은 1년 새 47.7% 감소한 3557억원에 머물렀다.
화물 매출 감소는 국제선 여객기 운항 증가에 따른 밸리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항공 화물 수요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과 합병 절차가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당기순손실 312억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지난해 3분기(당기순손실 1723억원)에 비해 적자 폭은 줄었지만 적자 상태는 여전했다.
2분기에 좋은 실적을 올린 상장 LCC 4곳은 모두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제주항공은 3분기 매출 4368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125.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4개 분기 연속 흑자이고, 2005년 창사 이래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이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매출은 3451억원(118%↑), 영업이익은 346억원(흑자 전환)으로 집계됐다.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2003년 창사 이래 3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진에어는 3분기 매출 322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김해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부산도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