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8:45 (토)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72) 학교가 싫다는 '교직'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72) 학교가 싫다는 '교직'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3.11.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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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 23.6% 불과…사회문제 진원지로 '전락'
교과서가 검색을 따라갈 수 없고, AI로 '지식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어

얼마 전, 교사 만족도 조사 결과가 발표됐었습니다. 교직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 23.6% 불과랍니다. 2006년 처음 조사를 시작할 당시 67.8%였다는데 20년도 안 지나 만족과 불만족 비율이 반대로 뒤집힌 거지 이 추세는 갈수록 악화될 겁니다.

생활지도의 어려움, 교권 하락, 행정 잡무 등을 불만족 사유로 들었지만, 그건 표피적 이유일 뿐 심층적인 원인은 학교 안과 밖의 비(非)대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학교와 정부가 바깥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지요.

학교는 산업문명의 산물입니다. 즉, 대량교육을 위해 고안된 정부 주도의 교육기제였지요. 지난 100-200년 동안 학교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들을 잘 수행해 왔습니다. 20세기 들어 한국에도 서구의 학교 시스템이 정착되었고, 학교는 우리나라를 근대화시키고 업그레이드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요. 또 학교는 교육 비대칭으로 인한 신분 격차를 해소하는 평등화라는 거룩한 기능도 잘 수행해 주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날 수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학교는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산업문명의 중추 역할을 했던 학교가 이젠 오히려 사회문제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그런데 문명이 이동하면서 학교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바깥세상은 학교 안보다 훨씬 역동적입니다.

교과서가 검색을 따라갈 수 없고, AI는 지식의 정의 자체를 근원적으로 바꾸고 있으니까요.

故 앨빈 토플러는 학교는 아직도 대량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복제인간을 찍어내는 공장 수준에서 업그레이드되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습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히려 사회문제의 진원지로 전락하고 있는 학교는 과연 존재 이유가 있을까?

토플러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현대경영학의 구루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1997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30년 후 대학 캠퍼스는 유적지로 남을 것이다. 오늘과 같은 대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우리가 최초로 인쇄된 책을 만났던 것과 같은 큰 변화일 것이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예측이 년도 숫자까지도 정확하다면 현재 모습의 대학 수명은 5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산업문명의 중추 역할을 했던 학교가 이젠 오히려 사회문제의 진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스카이캐슬도 그런 거지요. 학벌을 신분 사다리로 착각하는 현대판 졸부들의 철옹성이 스카이캐슬입니다.

지난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려해 봤다는 교사가 10명 중 9명이라는 결과(87%)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싫고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데 현실적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이 일을 하는 교사가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승의 위기, 그러나 더 위험한 건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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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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