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집값이 오르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내 집을 마련했던 20·30대 중 일부는 최근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경기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집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집은 가진 이들은 늘었지만 12만명 넘는 20·30대는 집을 내놓았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총 주택 수는 1915만6000호로 1년 전보다 34만4000호(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이 소유한 주택은 1643만2000호로 전년(1624만2000호) 대비 19만호(1.2%) 늘었다. 총 주택에서 개인 소유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85.8%로 전년(86.3%)보다 낮아졌다.
주택소유통계는 건축물대장과 주택공시가격, 재산세 자료 등 주택 관련 행정자료와 인구주택총조사의 인구·가구·주택자료를 활용한 연간 통계다. 주택 소유자 기준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07호로 전년(1.08호)보다 소폭 줄었다. 개인이 소유한 주택 중 단독으로 소유한 주택은 1424만2000호(86.7%),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소유한 주택은 219만호(13.3%)였다.
공동소유 비중은 2017년 11.7%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높아졌다. 부부 공동명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택 보유자 중 여성 비중이 높아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여성 주택 소유 비중은 45.9%로 2017년 43.9%를 기록한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연령별 주택 소유자를 보면 50대가 385만2000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의 25.2%를 차지했다. 이어 60대가 338만6000명(22.1%), 40대가 332만4000명(21.7%)으로 전국 주택 3채 중 2채를 40~60대가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열풍이 불며 내 집 마련에 나섰던 20대와 30대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27만4000명으로 전년(29만1000명) 대비 1만7000명 줄었다. 30대는 154만1000명으로 전년(164만7000명)보다 10만6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25만1000명이었는데 2년 새 4만명 늘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30대도 같은 기간 164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만명 넘게 줄었다.
지난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샀던 20·30대의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여파로 분석된다. 2021년 말 연 1.0%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3%대로 올랐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20·30대가 보유 주택을 처분하면서 해당 연령대의 주택 소유자 수가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금융·세제 압박으로 줄었던 다주택자 수는 윤석열 정부 들어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다주택자 비중은 늘지 않았다. 지난해 주택 소유자 1530만9000명 중 1건만 소유한 사람은 1303만5000명으로 85.1%였다. 2건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227만5000명으로 전년(227만3000명)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다만, 주택 소유자 중 다주택자 비중은 14.9%로 2021년(15.1%)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2019년 15.9%에서 2020년 15.8%로 줄어든 이래 3년 연속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