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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SK 70년' 최종건語錄 유산 ③ "기계와 잠을 잤다"
[특별기획]'SK 70년' 최종건語錄 유산 ③ "기계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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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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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직물의 ' 닭표 안감 '은 공장에 쌓일 틈이 없을 만큼 불티 나게 팔려
자금에 쫓기면서도 품질혁신에 적극 투자 … 직물 열처리 새 기술 획득
적당히 넘겨도 소비자가 눈으로 구별할 수 없다며 소홀히 하는 것 경계

선경직물 재건은 최종건의 꿈의 시작일 뿐이었다. 그는 선경직물을 대한민국 제1의 직물 공장, 나아가 대한민국 제1의 종합 섬유 메이커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선경직물의 안정화와 시설 확장이 최우선적인 과제였다. 최종건은 무너진 담벼락에서 벽돌을 주워 모으고 다른 직물 공장으로부터 중고 직기를 구입하며 1954년 9월에 제1공장, 1955년 8월에는 제2공장을 복구할 수 있었다.

시설 확장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는 대개 직원들의 공동 관리로 운영되는 타 직물 공장과 달리 선경직물은 오직 최종건의 열정과 리더십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종건 창업회장, 1969년 신풍소학교 동창회 모임에서 자료=SK.
최종건 창업회장, 1969년 신풍소학교 동창회 모임에서. 자료=SK.

대한민국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는 열쇠는 오직 남보다 앞서가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었다. 최고 품질에 대한 최종건의 집념은 사업가이기 이전에 기술자였던 그의 자존심이기도 했으며,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타고난 오기의 발로이기도 했다.

최종건은 매일같이 자금에 쫓기면서도 품질 혁신을 위한 설비 투자에 망설임이 없었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직원들의 작업 태도를 중시했다. 좀처럼 화를 내는 법이 없었으나 작업 태도를 소홀히 해서 품질에 손상을 입히기라도 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의 품질제일주의가 최초로 빛을 발한 것은 닭표 안감이었다. 닭표 안감은 물에 한 번 빨아 다림질하는 이른바 '지누시'를 거치지 않고 재단이 가능한 유일한 안감이었다. 빨아도 줄어들지 않는 성질 덕분이었다. 이에 생산된 제품이 공장에 쌓일 틈도 없을 만큼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선경직물의 직물생산 모습(1950년대). 최종건 창업회장은 60인치 대폭(大幅) 양단 성공에 이어 1958년 5월 봉황새 이불감을 출시했다. 사진=SK.
선경직물의 직물생산 모습(1950년대). 최종건 창업회장은 60인치 대폭(大幅) 양단 성공에 이어 1958년 5월 봉황새 이불감을 출시했다. 사진=SK.

제품의 비결은 마지막 열처리 과정에 있었다. 대개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열처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술도 어렵고 생산 비용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더구나 적당히 넘겨도 소비자가 눈으로 구별할 수 없는 탓에 대부분의 직물 공장은 이를 소홀히 넘겼다.

하지만 최종건은 확고했다. 아무리 비용이 들더라도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선경직물은 직물 생산의 열처리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 연구했고, 마침내 새로운 기술을 획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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