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중대 고비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원안대로 가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5명이 참석했으며, 표결에 참여한 이사 4명 중 3명이 찬성했다. 1명은 중도 퇴장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내용이 담긴 최종 시정조치안을 EU 집행위에 제출했다"며 "남은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로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심사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한항공은 "남아 있는 (미국·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이번 결정으로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의 기업결합 승인 앞에 놓인 장애물을 넘어설 가능성을 높였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왔다.
이를 불식시키는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더불어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4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이 거론돼왔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이 즉각적인 EU 집행위의 승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EU 집행위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을 끌어낼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아직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