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손상돼 다시 쓸 수 없는 지폐를 태워 없애는 데 매년 1억원 넘는 돈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의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6000만원이었다. 연도별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2018년 1억1000만원, 2019년 1억3000만원, 2020년 1억6000만원, 2021년 1억1000만원, 2022년 1억1000만원 등으로 매년 1억원을 넘었다.
한은은 시중에서 지폐를 환수한 뒤 훼손, 오염, 소손(불에 타서 부서짐) 등의 사유로 다시 통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정한 것을 폐기 지폐로 분류한다. 이어 폐기 지폐를 잘게 자른 뒤 압축해 화폐 폐기물로 만들고, 소각 업체에 비용을 지불해 이를 대부분 소각 처리한다.
올해 상반기 폐기 지폐는 2억1200만장에 이르렀다. 폐기 지폐는 2018년 5억9000만장, 2019년 6억1400만장, 2020년 6억900만장, 2021년 3억4400만장, 2022년 3억5700만장 이었다.
폐기 동전의 경우 비철금속 생산 전문업체 등에 판매해 매년 수억원대 매출을 거두는 것과 달리 폐기 지폐는 말끔히 처리하는 데 돈이 들어간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은 폐기 지폐를 소각하고, 미국은 매립하고 있다.
한은은 "일부 재활용 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화폐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는 업체 수요가 크지 않다"며 "과거에는 화폐 폐기물이 자동차 소음 방지판을 만드는 섬유 원료 등으로 재활용됐는데 저렴한 대체재가 나와 재활용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