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50 (토)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65) 연암 박지원의 혜안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65) 연암 박지원의 혜안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3.09.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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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지식 배격해 ' 까마귀는 희고 물은 검다 '라며 사고의 유연성 강조해
한 발 더 나아가"물은 검어서 사물 비추고 옻칠도 검어 거울처럼 비출 수 있어"
새로운 미래가 다가 오는 지금, 창의성과 상상력 , 틀 부수는 발상의 전환 필요

연암 박지원은 참으로 매력적인 사상가입니다. 18세기 조선사회의 허상을 안타까워하는 그의 글들이 너무나도 공감됩니다.

당시 조선은 닫혀 있었고, 지식은 딱딱해져 가고 있었지요. 그러한 가운데에서 연암의 사상은 자유롭고 틀을 깨는 대인스러움이 빛납니다. 연암은 인간 지식의 우스꽝스러움을 까마귀의 비유로 얘기했습니다.

"저 까마귀를 보라. 그 깃털보다 더 검은 것이 없건만, 홀연 유금(乳金)색이 번지기도 하고 다시 석록(石綠)색을 발하기도 한다. 해가 비치면 자주색이 튀어 올라 눈에 아른거리다가 비취색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내가 그 새를 '푸른 까마귀'라고 불러도 될 것이고, '붉은 까마귀'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미래가 다가오는 지금, 창의성과 상상력, 그리고 과감히 틀을 부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그 새에게는 본래 일정한 색이 없는데도, 내가 눈으로 먼저 그 색깔을 정한 것이다. 어찌 단지 눈으로만 정했으리요. 보지도 않고서 먼저 마음으로 정해버린 것이다.

아! 까마귀를 검은 색에 가두어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거늘, 다시 까마귀를 기준으로 이 세상의 모든 색을 가두어 두려는구나." -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에서 인용

연암은 여기서 한 걸음 더 치고 나갑니다. 물은 검은 색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 "물은 검기 때문에 사물을 비출 수 있고, 옻칠도 검기 때문에 거울처럼 비추어 볼 수 있다."

우리의 지식이란 게 모든 것을 틀에 맞춰 규정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나는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낯선 '나'가 진짜 '나'일 수도 있는데, 만나보지도 못하고 간다면 그건 허상의 인생을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미래가 다가오는 지금, 창의성과 상상력, 그리고 과감히 틀을 부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식이 박제화 되고 철학과 시가 사라지는 건 우리사회에 보내지는 위험한 시그널입니다. 18세기 조선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연암의 글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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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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