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력 수출품 가격과 운임이 하락한 데다 건설현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2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수익성 지표가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2962개(제조업 1만1604개·비제조업 1만1358개)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4.3% 감소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친 것은 2020년 4분기(-1.0%) 이후 처음이다. 매출 감소율도 2020년 2분기(-10.1%)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 감소 폭(-6.9%)이 1분기(-2.1%)보다 확대됐다. 석유화학(올해 1분기 -3.5%→2분기 -17.1%), 기계·전기전자(-14.3%→-15.4%) 업종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정보기술(IT)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도 1분기 3.6%에서 2분기 –0.7%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1분기보다 매출이 악화한 데다 운임지수가 하락한 영향으로 전기가스(19.8%→10.0%), 운수(-5.9%→-14.8%) 업종의 증가율 하락 폭이 컸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3.6%)은 지난해 2분기(7.1%)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세전 순이익률(6.0%)도 1년 사이 1.2%포인트 낮아졌다.
비제조업(지난해 2분기 5.1%→올해 2분기 4.6%)보다 제조업(8.6%→2.9%)의 영업이익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12.1%→-1.6%)와 서비스업 중 운수업(15.8%→8.7%), 건설업(6.5%→3.3%)의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 하락, 건설현장 붕괴에 따른 재시공으로 인한 영업손실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