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01:50 (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24) 회사의 고령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24) 회사의 고령화
  • 권능오 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3.09.0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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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으로 인한 고령화 속도 빨라 기업에도 숙제 남겨
중견기업들은 인력 대체 쉽지 않고 인건비 부담은 가중
세대간 갈등 극복위해 경륜 있는 고령직원 적극 활용을
 젊은 팀장과 연장자 부하직원의 갈등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이제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 문제이다. 주위에서 아기들 보기가 힘들고 심지어 군에 입대할 청년마저 자꾸 줄어들어 전방의 군단과 사단들이 매년 없어지고 있다.

이런 인구 고령화 현상이 우리 기업에 미친 결과, 지금 한국 회사들의 인력구조는 정상적인"피라미드형"이 아닌"항아리형"이나 심지어"역피라미드형"(간부 숫자가 직원 수보다 많은 회사)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기업들에 어떤 문제를 던져 주게 될까?

첫째, 우수한 젊은 인재의 확보 곤란이다. 높은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대기업은 그런대로 인력 수급에 지장이 없겠지만 중견기업은 이미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앞으로 그 경향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둘째, 심각한 인건비 증대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신규인력 확보가 안 되니까 기존 인력이라도 매년 연봉을 높여서 쓸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연차가 올라갈수록 직무성과가 비례적으로 올라가는 직원들은 문제가 덜하나 연관 관계가 별로 없는 사무직·관리직 같은 경우 비효율적 인건비 지출은 고스란히 회사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인건비 증대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에서 그걸 온전히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독점력 있는 기업(가령 H자동차)은 몇 안 된다.

셋째, 회사 분위기가 보수적으로 바뀐다.

고령화로 중년 이후의 직원들이 직원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되면 회사가 급격히 보수적으로 변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슬슬 체력의 한계를 느낄 뿐 아니라 부양해야 할 가족들을 생각하여 과거보다 더 보수적인 자세로 회사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비판적으로만 바라본다던가 자기의 그동안 직무 경험이 마치 진리인 양 후배직원들에게 답습을 강요하기 시작하면 회사 성장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넷째, 위아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조직문화는 나이 많은 연장자가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후배들은 나이가 그보다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간부는 지위와 나이, 이 두 가지 우월적 위치로 리더십을 발휘했는데 고참직원을 그보다 나이가 어린 간부 밑에 배치한다면 갈등이 유발되기 쉽다. 요행히 서로의 권위(직원은 간부의 권위, 간부는 직원의 연장자로서의 권위)를 인정하고 협동하면 모르겠지만 아마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노쇠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우선 직원들 간의 갈등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젊은 팀장과 연장자 부하직원의 갈등을 우선 막아야 한다. 이런 갈등 문제를 한국보다 비교적 빨리 겪은 일본의 경우"후배 팀장이 선배직원과 조화롭게 회사생활 하는 법"과 같은 서적까지 나와 있다.

둘째, 회사의 자금력이 된다면 기존 금액보다 과감히 더 돈을 써서라도 명예퇴직을 대대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푼돈을 계속 쓰는 것은 별로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목돈 들어가는 것을 아까워하는 개인이 있듯, 일시에 많은 명예퇴직금 주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렇게 아낀 돈은 결국 생산성 없는 고참 직원의 월급으로 계속 지출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셋째, 나이가 있더라도 경륜을 갖춘 직원들은 인건비 관점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조직의 Guru(식견을 가진 스승)로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젊은 직원들이 가지지 못한 업무 경험으로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고, 경영자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훌륭한 중간 다리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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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노무사
권능오 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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