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곳을 철근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발표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LH는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 전체 임원들이 사직서를 받았다.
이한준 LH 사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경영적 판단 하에 추가 발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LH는 지난달 30일 전수조사한 91개 아파트 단지 중 15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 철근 누락 등 문제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20곳인데, 5곳에 대해선 철근 누락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
발표에서 누락된 아파트 단지는 화성남양뉴타운 B10, 평택소사벌A7, 파주운정3 A37, 고양장항A4, 익산평화 등이다. 이 중 고양장항A4와 익산평화는 현재 공사 중이고, 나머지 3곳은 준공됐다. 이들 단지에서 누락된 철근은 5개 미만이고, 보강이 끝나 안전에 우려가 없다고 LH는 밝혔다.
이한준 사장은 "기둥 중 3∼4개에서만 하자가 있는 단지를 자체 보강하고 발표에서 제외했다는 보고를 뒤늦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전수조사에서 1개 단지가 추가로 누락된 점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10개 단지가 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이틀 만에 또다시 추가 누락 단지가 나왔다. 이 사장은 철근 누락 아파트 공개 제외에 대해 "조직이 비대해지고 조직 내부의 소통 부재와 단절된 상황 때문"이라며 "내부 자력만으로 혁신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에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면서 "새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취 대해선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