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나올때 기업해체 예견… 네트워킹이 변화의 물결서 생존법

핵분열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핵이 분열하면서 중성자가 튀어나오고 이것들은 연쇄적으로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키면서 폭발력을 가지는데, 이것이 원자탄의 원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핵분열보다 더 폭발적인 것은 핵융합입니다. 원자핵들이 어떤 작용에 의해 충돌하여 다른 원자핵으로 변환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고, 핵분열보다 핵융합이 더 위력적이랍니다. 그래서 수소폭탄이 원자폭탄보다 더 무섭다는 거지요.
이렇듯 융합(convergence)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합니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허물고 다른 회사나 타 업종들과 융합될 때 지금까지 예상치 못했던 폭발력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 풀리지 않는 문제를 푸는 열쇠도 경계선 안에서만 찾아지는 게 아니라 경계선 너머에서 발견되어질 수 있고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업종 구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산업시대에 만들어졌던 표준산업분류표가 무색해지고 있는 거지요.
기존의 가치사슬이 해체(unbundling)되고 다른 업종과 융합되는 재편이 일어나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경쟁의 개념도 달라졌습니다. 같은 업종에 있는 회사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업자입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체도 해체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산업문명의 산물입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을 감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생산조직이 기업이었지요.
사실 기업의 해체는 인터넷 등장 시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미국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수석부사장이었던 저자들은 2000년 출간한 <기업 해체와 인터넷혁명>에서 인터넷이 새로 만들어낸 정보의 경제 논리는 기존의 모든 사업기반과 조직구조를 와해시키고, 와해된 후 잔존하는 잔여물은 새로운 사업 궤도로 재편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가치사슬은 해체(unbundling)되었고, 이는 기업의 해체라는 수순으로 연결될 겁니다. 가끔은 나의 업종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계에 사는 사람과 점심식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의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융합의 시대, 나의 고치 안에 안주하지 말고 외계인과 제휴하고 네트워킹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닫혀있고 고립되어서는 변화의 물결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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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